서 론
기후변화에 따른 이상기온은 농작물이나 일부 산림에 피해를 주는 돌발해충 및 외래해충의 발생을 초래하고 있으며, 돌발해충은 한 번 발생하면 피해를 줄일 수 없기 때문에 예방과 방제가 필요하다. 최근 국내에서 대발생하여 생태계의 교란과 경제적 피해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돌발해충으로는 미국흰불나방(Hyphantria cunea), 꽃매미(Lycorma delicatula), 미국선녀벌레(Metcalfa pruinosa), 갈색날개매미충(Ricania shantungensis)이 있다. 미국흰불나방은 나비목 불나방과 해충으로 캐나다가 원산지로 우리나라에는 1958년에 침입하여 피해를 주기 시작하였다. 미국흰불나방은 1화기보다 2화기의 피해가 심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산림 내에서의 피해는 경미한 편이나, 도시주변의 가로수나 정원수에 특히 피해가 심하게 나타나고 있다[1]. 또한, 국내에서 발견되기 시작한 이래로 약 50년이 지난 현재 기주식물이 총 62과 219종으로 보고되었으며[2], 미국흰불나방의 유충에 의해 양버즘나무, 느릅나무, 산수유 등 총 17종이 집중적으로 피해를 입은 수종으로 보고되었다[2]. 꽃매미는 2004년 천안에서 발견된 이래로 현재는 전국적으로 산림과 포도원 및 도심 속으로 확대되어 피해를 주고 있다[3,4]. 꽃매미의 식물에 대한 선호도를 조사한 결과, 가죽나무와 포도나무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5], 그 외 기주식물은 목본 38종, 초본 3종 등 총 41종으로 보고된 바 있다[6]. 갈색날개매미충의 경우, 우리나라에서 2010년 충남 공주, 경기 고양에서 처음 발견되었으며, 블루베리, 산수유, 사과나무 등 62과 138종에 피해를 주고 있다. 기주범위가 넓고 산림에 서식하여 방제가 어려워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어, 꽃매미, 미국선녀벌레와 함께 국내 농가 피해가 우려되는 심각한 돌발해충으로 분류되고 있다[4,7]. 또한 갈색날개매미충의 잠재서식지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인으로는 여름철 강수량, 여름철 평균기온, 임상현황, 토지이용현황 등으로 보고되었다[8]. 갈색날개매미충은 약충 기간에는 1년생 초본류로부터 관목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식물을 가해하였고, 성충이 출현한 이후 산란기에는 1년생 초종에서는 발견되지 않고, 주로 수목류나 관목류로 이동하여 산란을 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고 보고된 바 있다[9].
전남대학교 수목원은 도심에 위치한 휴식 공간으로 많은 시민이 산책하는 도시 숲으로 이용되고 있으나, 최근 돌발해충들의 발생으로 도시 경관을 해치고, 주변 주민들의 불편함과 민원 발생의 우려가 있어, 수목원 내 식재된 정원수의 주요 해충을 2018–2020년 조사하고, 그 중 우점해충인 미국흰불나방, 꽃매미, 갈색날개매미충의 생활환을 조사했다.
재료 및 방법
전남대학교 수목원(광주광역시 북구)에 생육 중인 45개 수목을 대상으로 주요 해충을 2018년 4월부터, 2020년 11월까지 3년 동안 월 3–4회 정도 아래와 같이 조사했다(Table 1).
결과 및 고찰
미국흰불나방(Hyphantria cunea Drury)은 나비목 불나방과에 속하는 해충으로 캐나다가 원산지로 우리나라에는 1958년에 침입하여 만연된 외래해충으로 산림 내에서의 피해는 경미한 편이나, 도시 주변의 가로수나 정원수에 피해가 심하게 나타나고 있다[1]. 본 연구에서의 미국흰불나방의 생활사에 대한 조사는 2019–2020년에 이루어졌으며, 조사 수목 45종 중에서 20개 수종에서 피해가 발생하였다(Table 2). 미국흰불나방의 피해가 심한 수종으로는 감나무, 낙상홍, 양버즘나무, 벚나무, 뽕나무 등으로 상록 침엽수를 제외한 정원수와 가로수에 피해가 심하게 나타났으며, 중간 정도 피해를 입은 수종은 가래나무, 매실나무, 물푸레나무, 미루나무, 버드나무, 산수유, 이팝나무, 피라칸사스 등 7종이었다(Tables 2 and 3). Kim and Kil[2]에 의하면 선행연구를 포함한 미국흰불나방의 기주식물은 총 62과 219종으로 보고된 바 있었고, 본 연구에서 피해가 새롭게 확인된 수종은 낙상홍, 다정금나무, 이팝나무, 피라칸사스였다. 또한, 연차 간 발생 수종은 2019년에는 20종이 발생하였으나, 2020년에는 9종이 발생하였으며, 2020년의 2화기 피해가 전년에 비교하여 현저하게 적어 연차 간 발생에 차이가 있는 것으로 생각되었다.
미국흰불나방은 1년에 2회 발생하며, 지피물 등에서 고치를 짓고 월동하며, 1화기 성충은 5월 중순부터 6월 상순에 우화한 후 약 600–700여 개의 알을 잎 뒷면에 낳는다. 유충은 5월 하순부터 부화하기 시작하여, 초기 유충기에는 군서생활을 하면서 엽육만을 가해한다. 5령기 이후부터 분산하여, 엽맥만 남기고 잎을 식해하였으며, 7월 중․하순까지 가해한다. 2화기 성충은 7월 하순–8월 중순에 우화하여 산란하고, 8월 상순부터 유충이 부화하기 시작하여 10월 상순까지 수목을 식해하고, 이후 번데기로 월동하는 생활사를 가지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1].
전남대 수목원에서 2019년 4월부터 2020년 11월까지 월 3–4회 자연 상태에서 뽕나무를 기주로 하여 달관 조사한 결과, 1화기 성충은 5월 중, 하순에 우화하고, 5월 하순–6월 상순에 산란하여 6월 상순부터 7월 하순까지 유충의 피해를 받은 것으로 생각되었다. 2화기 성충은 7월 중․하순부터 8월 중순에 우화 산란하여, 8월 상순부터 10월 하순까지 유충의 피해를 가한 후에 월동하는 것으로 관찰되었다(Fig. 1). 이러한 결과로 볼 때 전남대 수목원에서 미국흰불나방의 성충의 우화와 산란 시기가 기존 보고된 것보다는 약 10일 정도 빠르게 나타나고, 유충에 의한 수목의 피해는 20여 일 정도 늦게까지 지속된 것으로 생각되었다. 이는 수목원의 식생과 여름철 기상환경(평균기온, 강수량)의 변화에 의한 것으로 생각되었다(Table 4).
꽃매미(Lycorma delicatula)는 매미목 꽃매미과에 속하는 해충으로 2006년에 국내에서 발생이 처음 보고되었다. 주로 포도나무, 가죽나무, 붉나무, 머루나무 등의 부드러운 가지와 잎에 약충과 성충이 양분을 흡즙하여 밀도가 높을 경우, 낙엽 및 고사하게 하며, 배설물에 의한 그을음병 유발로 과일 상품성을 하락시키는 돌발해충으로 알려져 있다. 농촌진흥청의 보고에 따르면[6], 꽃매미는 연 1회 발생하며, 알로 월동하여 5월 상․중순에 알에서 약충이 부화하여 성장하고, 7월 중순부터 11월 상순까지 성충으로 활동하면서 9월 하순 또는 10월경에 기주 식물의 가지 표면에 산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남대 수목원에서 꽃매미의 조사는 2018–2020년까지 3개년에 4월부터 11월까지 월 3–4회 조사하였다. 그 결과, 조사한 수목 45종 중에서 8종에서 피해가 확인되었으며, 피해가 심한 수종은 가죽나무, 멀구슬나무, 참나무였다. 꽃매미의 연차 간 발생은 큰 차이가 없었다(Tables 2 and 3). 산림청에 의하면, 꽃매미의 기주는 목본 38종, 초본 3종 등 총 41종으로 알려져 있었고[6], 본 조사를 통하여 개나리, 멀구슬나무, 미루나무, 예덕나무가 새로운 기주식물로 확인되었다.
꽃매미의 생활사를 확인하기 위하여, 2018년 4월부터 2020년 11월까지 월 3–4회를 자연 입목상태의 멀구슬나무 기주로 하여 관찰하였다. 5월 하순부터 2–3령 약충이 보이기 시작하여, 6월 중순부터 붉은 무늬가 있는 4–5령 약충이 발견되었다. 성충은 7월 상순경부터 보이기 시작하여 8월 하순까지 증가하는 경향이었다. 9월부터는 멀구슬 수간부 상층부위로 이동하여 수간부 수피층에 무더기로 산란하고, 알 상태로 월동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Fig. 2). 이 결과는 농촌진흥청에서 보고한 결과[5]와 유사함을 알 수 있었다.
갈색날개매미충(Ricaniashanthungensis)은 매미목 큰날개매미충과에 속하는 해충으로 2010년에 구례 산수유에서 처음으로 발생이 보고되었으며, 점차 발생이 확대되어 현재 기주식물이 총 51종으로 알려져 있다. 가죽나무, 때죽나무, 두충, 밤나무, 산수유나무, 찔레, 후박나무 등을 선호하며, 약충과 성충이 식물체로부터 양분을 흡즙하여 생육 저해와 낙엽 또는 낙과와 같은 피해를 주고 있다[4].
갈색날개매미충의 조사는 2018–2020년까지 3개년에 4월부터 11월까지 월 3–4회 조사한 결과, 45종의 조사 수목 중에서 29종이 기주 수목으로 조사되었으며, 피해 발생이 많은 수종으로는 산수유, 동백, 벚나무, 홍가시나무, 히어리 등이 있었다. 본 조사를 통하여 새로운 기주로 밝혀진 수종은 개나리, 남천, 다정금나무, 등나무, 멀구슬나무, 메타쉐콰이아, 미루나무, 튤립나무, 호랑가시나무, 황매화, 홍가시, 히어리 등 12수종이었다. 연차 간 발생 수종의 차이는 2018–2019년보다 2020년에 발생하는 수종이 훨씬 적었으며 발생 정도도 경미했다(Tables 2 and 3).
기존 연구 결과에 의하면, 여름철 강수량, 여름철 평균기온, 임상현황, 토지이용현황이 잠재 서식지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인이라는 보고가 있다[8]. 본 조사를 한 기간의 여름철 평균기온, 강수량, 일조량을 광주기상청 자료를 이용하여 분석한 결과, 갈색날개매미충의 성충 활동기인 여름철의 강수량이 평년(788.2 mm)보다 2020년(1,471.3 mm)에 많고 일조량이 적은 요인이 갈색날개매미충 발생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생각되었다(Table 4). 갈색날개매미충은 연간 1세대 발생하며, 5월 중순에 부화하며, 약충이 4회 탈피하여 7월 중순에 성충이 되어 산림과 과수원에서 수목을 흡즙하며, 8월 중순부터 1년생 가지에 난괴당 25–30여 개 산란하며, 11월 중순 성충은 죽는다고 보고된 바 있다[4].
이 조사는 2018–2020년에 자연 입목 상태의 동백나무를 기주로 하여 4월부터 11월까지 월 3–4회 달관 조사한 결과는 Fig. 3과 같다. 5월 하순경부터 2–3령 약충이 발견되기 시작하여, 6월 중․하순에 성충이 발견되었다. 7월 중에는 기주 식물 모두에서 성충을 발견할 수 있었으며, 9월 상․중순경부터 산란하여 11월 상․중순에 소멸하는 것으로 관찰되었다. 이 같은 결과는 Choi et al.(2018) [10]의 보고하였던 것보다 성충의 발생 시기가 빠른 것을 알 수 있었으며, 약충이 기주식물에 기생하는 기간이 짧은 경향이었는데, 이것은 수목원의 위치가 도심 가운데에 위치한 관계로 여름철의 열섬현상에 의한 기온의 차이와 식생의 다양성에 의한 차이가 아닌가 생각되었다.
미국흰불나방, 꽃매미, 갈색날개매미충 외에도 선녀벌레(동백), 루비깍지벌레(낙상홍, 동백, 호랑가시), 거북밀깍지벌레(동백, 철쭉, 피라칸사스), 노랑쐐기나방(감나무, 로부르참나무, 벚나무), 방패광대노린재(예덕나무) 등이 발생하였으며, 그 가운데 루비깍지벌레, 거북밀깍지벌레는 방제대상 해충이었다(Table 1).
요 약
전남대학교 농생대 수목원에 발생하는 주요 해충을 2018–2020년에 월 3–4회 조사하여 그 중 우점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해충인 미국흰불나방, 꽃매미, 갈색날개매미충의 생활환을 조사한 결과는 아래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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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흰불나방의 경우에는 조사 수목 45종 중에서 20개 수종에서 발생피해가 확인되었으며, 피해가 심한 수종은 감나무, 낙상홍, 양버즘나무, 벚나무, 뽕나무 등으로 상록 침엽수를 제외한 정원수와 가로수에 피해가 심한 경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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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흰불나방의 생활환을 수목원 내 자연 상태로 자라는 뽕나무를 기주로 조사한 결과, 1화기 성충이 5월 중․하순에 우화하여 5월 하순부터 6월 상순에 산란하고, 부화한 유충들이 6월 상순부터 7월 하순까지 피해를 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2화기 성충의 경우, 7월 중․하순–8월 중순에 우화 및 산란하여 8월 상순부터 10월 하순까지 유충이 식해를 한 후에, 수피 안쪽에 월동한 것으로 관찰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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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매미는 조사한 수목 45종 중에서 8종이 조사되었으며, 피해가 심한 수종은 가죽나무, 멀구슬나무, 참나무였으며, 멀구슬나무를 기주로 자연입목 상태에서 생활환을 조사한 결과, 5월 하순부터 2–3령 약충이 보이기 시작하여, 6월 중순부터 붉은 무늬가 있는 4–5령 약충이 발견되었다. 성충은 7월 상순경부터 보이기 시작하여 8월 하순까지 증가하는 경향이었으며, 9월부터는 멀구슬 수간부 상층으로 이동하여 수간부 수피층에 난괴의 형태로 산란하는 것을 관찰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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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색날개매미충은 조사한 수목 45종 중에서 29종에서 피해가 발생하는 것이 확인되었으며, 그중 산수유, 동백, 벚나무, 홍가시나무, 히어리 등이 피해가 많은 수종이었다. 갈색날개매미충의 생활환은 자연 입목상태의 동백을 기주로 조사한 결과, 5월 하순부터 2–3령 약충이 발견되기 시작하였고, 6월 중․하순에 성충이 발견되었다. 9월 상․중순부터 산란하여 11월 상, 중순에 성충은 알 상태로 월동하는 것으로 관찰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