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메탄가스는 대기 중에 이산화탄소 대비 약 0.5%의 농도만 존재하지만 15–34배 높은 지구온난화지수(global warming potential)를 나타내며, 20년 후를 기준으로 한 단기적 온실효과는 이산화탄소 대비 약 80배 강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1]. 주요 메탄 발생원은 가스정과 송유관, 또는 석탄 채굴 등 에너지 분야와, 비슷한 양의 메탄가스가 가축 또는 논농사 과정 등 농업분야에서 발생한다. 화산폭발이나 동식물의 분해과정, 그리고 지구온난화 과정에서 영구 동토층이나 해저의 액화 메탄의 기화 등도 주요 메탄가스 배출원으로 확인된다. 농업분야에서 축산업은 전 세계 총 메탄 배출량의 약 50%–60%를 차지하는 주요 메탄가스 발생지이다[2]. 소, 양 같은 반추 동물의 소화 과정 중 되새김질이나 방귀에서 메탄가스가 발생하며, 가축의 분뇨가 분해되는 과정에서도 메탄가스가 방출된다. 이렇게 생성되는 가축 유래 메탄가스는 연간 8,600 Tg에 달하며, 그 중 약 55.9 Tg는 육우에서, 18.9 Tg는 젖소에서, 9.5 Tg는 양과 염소로부터 유래하는 것으로 추정된다[3]. 농업분야에서 수도작 방식의 논농사는 혐기성 토양환경을 대량으로 생성하는데, 주로 혐기성 대사를 하는 메탄생성균(methanogen)의 좋은 서식지가 되어 인위적으로 생산되는 메탄가스의 8%에 달하는 양을 발생시키는 주요 발생원이 되고 있다[4].
한편 메탄은 천연가스로 오랫동안 에너지원으로 활용되어왔다. 강력한 온실가스지만 저렴하고 친환경적이며 재생 가능한 에너지원이다. 메탄은 바이오가스의 주성분으로 50%–70%를 구성하며 이외에 황화수소, 일산화탄소, 이산화탄소 등 불순물들이 함유되어 있다[5]. 바이오메탄은 바이오가스로부터 이산화탄소, 황화수소 등을 제거하고 메탄 순도를 90% 이상으로 높여 생산되는 재생에너지원으로 천연가스의 대체제로써 난방, 발전, 운송 등 광범위한 용도로 사용된다. 특히 농업분야에서의 바이오가스 생산은 유럽에서 매우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2015년 기준 유럽에서는 459개의 공장으로부터 12억 m3의 바이오메탄이 생산되었으며, 340개의 공장이 150만 m3의 바이오메탄을 천연가스 설비를 통해 공급하였다[6]. 바이오메탄은 재생가능한 에너지라는 점과 함께 천연가스 인프라를 그대로 사용 가능하다는 장점을 가진다. 또한 생산과정에서 유기폐기물을 주원료로 하는 재생에너지이므로 매립지로 운반되는 폐기물의 양을 줄이고, 대기 중으로 방출되는 메탄을 에너지원으로서 이용할 수 있어 온실가스 저감에 큰 역할을 한다[7].
주요 온실가스로 환경에 위협이 되는 메탄을 재생에너지로 활용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메탄가스 발생 조절과 유기폐기물의 활용기술 개선이다. 특히 농업분야에서 메탄발생 조절은 축산분야와 논, 두 분야로 분리해서 고려해야 한다. 이 논문에서는 농업분야에서 메탄가스의 발생경로를 정리하고 한국에서 발견되는 주요 메타노젠을 살펴봤다. 마지막으로 바이오메탄의 생산과 활용에서 해결해야 하는 문제를 제시하였다.
본 론
메타노젠은 유기물을 분해하여 대사산물로서 메탄을 생성하는 미생물로, 온천, 심해 통풍구, 동물의 소화관 등 극한의 환경 조건에서 생존하는 능력을 가진다. 메타노젠은 혐기성 세균으로 산소가 없는 환경에서 이산화탄소, 수소, 아세트산, 에탄올, 포름산 및 기타 단순한 유기화합물 등을 통해 메탄을 만들어 냄으로써 에너지를 얻는다[8].
메타노젠은 고세균(Archaea)에 속하며, 형태적, 생리학적, 유전학적 특징에 따라서 세부적으로 고세균계(Archaebacteria), 에우리고세균문(Euryarchaeota)에 속한다[9]. 이후로는 16S rRNA 서열분석, 이용하는 기질, 세포 외피 구조 등의 몇 가지의 뚜렷한 표현형에 의해서 Methanobacteriales, Methanocellales, Methanococcales, Methanomicrobiales, Methanosarcinales 및 Methanopyrales 등 6개 목, 31개 속으로 분류된다[10]. Methanobacteriales, Methanococcales, Methanomicrobiales, Methanosarcinales, Methanopyrales 목에 속하는 메타노젠은 대부분 전자공여체로서 수소를 사용하며 이산화탄소를 메탄으로 환원시킨다[11]. Methanobacteriales 목의 메타노젠은 막대 모양을 갖고 수소와 이산화탄소를 이용하여 메탄을 생성한다. Methanococcales 목의 메타노젠은 심해 열수 분출구 등 극한의 환경에서 서식하면서 수소와 이산화탄소를 메탄으로 전환하는 구형 또는 타원형의 메탄생성 세균이다. Methanomicrobiales는 작고 불규칙한 형태를 가진 메탄 생성 세균으로 이산화탄소, 수소, 포름산을 통해서 메탄을 생성한다[12]. 이와 달리 Methanosarcinales는 크고 불규칙한 형태를 가진 메탄 생성 세균으로 시토크롬(cytochrome)을 가진 methanogen이 포함되어 메탄을 생성할 때 아세트산, 메탄올, 메틸아민 등 보다 넓은 범위의 기질을 이용할 수 있다[13].
대사 활동의 부산물로써 메탄을 생성하는 다른 박테리아나 고세균과 달리 메타노젠은 에너지를 얻기 위해 메탄을 생성한다[14]. 메타노젠은 메타노제네시스(methanogenesis)라 불리는 복잡한 생화학적 과정을 통해서 메탄을 생성한다. 메타노젠의 메탄발생 경로는 메타노젠이 이용하는 기질에 따라서 아세트산 경로, 수소/이산화탄소 경로, 메탄올자화 경로 3가지로 나눌 수 있다. 메타노젠이 생산하는 메탄의 90%는 아세트산 경로를 통해 만들어진다[7]. 이 경로에서는 아세트산의 메틸 탄소가 메탄으로 환원되며 아세트산으로부터 이산화탄소와 메탄이 형성된다. 수소와 이산화탄소를 기질로 하는 경로는 메타노젠의 메탄 발생량의 약 10%–30%를 차지한다. 이 경로를 통해 이산화탄소는 운반체에 결합하는 탄소를 매개로 메탄으로 환원된다.
이러한 메탄 생성 과정은 공통적으로 4가지 효소 반응을 거친다. 첫 번째는 가수분해 반응으로 복잡한 유기물이 당, 아미노산, 지방산 등의 단순한 화합물로 분해되는데 이 과정은 환경 내 다른 미생물에 의해 생산된 가수분해 효소가 관여한다. 두 번째 산 생성 단계에서는 이전의 단계에서 유래한 간단한 화합물을 이용해 아세트산, 수소, 이산화탄소 등의 유기산을 합성한다. 이 과정 또한 환경 내 다른 미생물에 의해서 수행될 수 있다. 세 번째 합성된 유기산은 메타노젠에 의해서 아세트산과 수소로 대사되고, 마지막 단계로 methyl coenzyme M reductase(MCR), coenzyme B, coenzyme M, heterodisulfide reductase을 통한 효소 반응을 거쳐 메탄가스를 생산한다[15–17].
소분변은 소의 위 구획에 상주하는 공생균에 의해 장내에서 처리된 고형 배설물로 리그닌 및 헤미셀룰로오스가 주성분이다. 이러한 배설물은 미네랄 함량이 매우 풍부하다. 소분변은 종종 수집되어 농업, 특히 축산이 일반적인 지역에서 비료로 사용되거나 난방용 연료로 사용됐다. 최근에는 소분변을 바이오가스 생산을 통한 재생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는 것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소분변 내 고세균 군집분석 결과를 보면 Methanobrevibacter와 Methanolobus의 우점율이 각각 65%, 31%로 이 두 종의 합은 전체 고세균 군집의 96%를 차지하는 것으로 분석된다[18]. 그 외에 Methanocorpusculum, Methanoculleus, Methanosarcina, Methanosphaera, Methanomassiliicoccus 등이 우점종으로 검출되기도 한다[18].
소의 장 내에서 메타노젠은 소화기 내부 압력을 조절하거나 소화에 필요한 필수적인 효소를 생성하는 등 소화에 관여하면서 메탄을 생성하게 된다. 분변에도 포함되어 있는 이들 메타노젠은 메탄가스를 지속적으로 생성하고 이를 카르보닉 액산등과 반응하면 메탄화수소를 생성할 수 있다. 메탄화수소는 질소와 반응 시 암모니아를 생산하므로 질소비료로 활용되고 있다. 최근에는 분변을 활용한 혐기발효 과정을 통해 메탄생성을 촉진시켜 친환경적인 바이오에너지 생산에 이용하고 있다(Table 1)[19].
논토양은 일반적으로 벼를 생산하는 동안 담수상태에 있어 산소 공급이 매우 적은 혐기성 환경이 되며 토양 산화-환원 전위의 감소와 함께 메타노젠의 성장에 이상적인 환경을 형성한다. 논토양에서 메타노젠은 메탄가스를 생성하는 역할 외에도 식물생장촉진근권미생물에 에너지원을 공급하여 벼의 생장을 촉진하거나 논토양 내 질소화합물의 대사에 관여하여 질소순환에 영향을 미친다.
논토양에서 고세균에 대한 군집분석 결과를 보면 Methanosaeta, Methanosarcina, Methanobacterium, Methanoregulaceae 및 Methanocella가 우점종인 것으로 나타난다[20]. Methanomicrobiales, Methanobacteriales 및 Methanocellales 목에 속하는 메탄생성균 또한 발견이 된다. 따라서, 논토양에서 발견되는 메타노젠들은 일부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메타노젠이 존재하지만 소분변에서 발견되는 메타노젠들과 분류학적으로 다른 종들이 주로 발견된다[8,20,21]. 소의 소화기관 내에서는 단백질, 지질, 탄수화물과 같은 유기물을 분해하거나 아세트산에서 메탄을 생성하는 균들로 일반적으로 다른 세균과 비슷한 원형 세포구조를 가지는 반면, 논토양에서 발견되는 메타노젠들은 동식물의 부패과정에서 나오는 유기물들을 분해하면서 이산화탄소와 질산염을 이용하여 에너지를 생산하는 균들이 주를 이루고 이들은 방사형 섬유구조를 가지는 것이 특징이다[22].
논에서는 비료의 시비 여부, 시비되는 비료의 종류 등 다양한 원인이 메탄가스의 발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비료에 함유 되어 있는 질소가 메타노젠의 성장을 촉진할 수 있으며, 분변과 같이 유기 비료를 사용하는 경우 비료 내의 유기물이 분해되는 과정으로부터 메탄가스가 생성될 수 있다.
결 론
메탄가스는 재생 가능한 에너지원으로서 바이오가스 생산 시 이용할 수 있다는 이점을 가진다. 메탄가스가 강력한 온실 효과를 나타내는 만큼 이를 관리하기 위한 전 세계의 노력이 커지고 있다. 한국 역시 다양한 요인으로부터 메탄가스를 배출하고 있다. 반추 동물의 소화과정과 가축으로부터 배설된 분뇨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주식이 쌀인 만큼 벼 재배 또한 주요한 메탄 배출원이 된다. 2020년 기준 농업 분야의 메탄 배출량이 국가 총배출량의 약 44%(1,221만 톤)를 차지하였으며, 세부적으로는 벼재배 22.8%(634만 톤), 장내발효 16.3%(451만 톤), 가축분뇨 4.8%(134만 톤)로 나타났다. 환경으로 노출되는 이들 메탄을 바이오메탄으로 활용함으로써 기후온난화와 에너지 문제를 경감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바이오메탄 생산을 위해 해결해야 하는 몇 가지 과제를 나열해 보면 바이오메탄 생산 시 필요한 인프라 구축을 위해서는 비교적 높은 비용이 필요한데 비용을 절감하는 부분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고, 바이오메탄 생산을 위해 전기 투입이 지속적으로 이뤄져야하는 부분과 원료로 사용되는 유기물의 지속적인 공급도 효율적인 생산을 위해 고려되어야 하는 사항이다. 또한 바이오메탄은 저밀도 가스이기 때문에 운송과 저장 시 압축 또는 액화과정을 필요로 하여 추가적인 공정을 필요로 하다는 점도 비용을 높이는 부분이다[5]. 하지만 화석연료를 대체할 수 있고 지구온난화가 주요 쟁점이 된 현재 메탄관리 측면에서도 바이오메탄의 활용은 에너지와 환경 모두에 긍정적 의미를 가지는 만큼 대안 기술 개발을 통해 바이오메탄 활용도를 높일 필요가 있다.